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래비티'는 2013년에 개봉한 SF영화로 임무를 위해 우주로 나갔다가 조난을 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기존의 우주영화와는 달리 거대한 공간, 그 안의 너무나 작 무력한 인간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며 당시의 기술력을 모두 쏟아부은 영화는 그해의 아카데미 7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거대한 우주 속 인간의 존재탐구, 우주영화 '그래비티'
공학자이자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이번 작전에 투입된 라이언 스톤박사(산드라 블록)는 어린 딸 새나를 불의의 사고로 허망하게 잃은 후부터 삶의 이유를 상실한 채 덧없이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고요하며 아무 말 없는 우주공간을 편안해합니다. 동료이자 작전 책임자인 우주비행사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는 마음이 닫혀있는 스톤을 세심하고 부드럽게 챙깁니다. 선외활동을 하는 도중 날아온 인공위성 잔해물과 부딪히면서 우주왕복선과 우주정거장 ISS 모두 큰 피해를 입고 라이언은 우주로 튕겨나갑니다. 간신히 코왈스키가 그녀를 구하지만 ISS로 돌아가는 도중 제트팩의 연료가 떨어지게 된 맷은 라이언을 살리기 위해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던 끈을 스스로 끊고 우주 속으로 사라집니다. 오열하는 스톤에게 통신이 두절되기 전까지 그는 탈출할 소유즈 우주선의 조작방법을 알려주지만 우주선은 연료가 없어서 움직이지 않고, 스톤은 편온했던 우주공간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죽음을 택한 채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코왈스키가 나타나 그녀를 독려하는데 그것은 그녀가 본 환상이었고, 정신을 차린 스톤은 환상 속 그의 조언대로 비상연료를 사용해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으로 넘어가 천신만고 끝에 탈출선 선저우를 타고 지구로 복귀합니다. 지구의 중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신의 두 발로 땅에 선 스톤의 모습을 뒤로하고 영화는 끝납니다.
아카데미 7관왕 수상
2013년 10월 미국에서 개봉한 '그래비티'는 그간의 우주배경의 영화들과는 초점을 달리합니다. 재난과 액션에 힘을 실은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인간의 인지로는 헤아릴 수 없는 한없이 깊고 어두운 우주에서 조난을 당한 한 인물을 통해 우주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하고 작은 지를 극명하게 그려냅니다. 제작진은 제대로 '보여주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납득시키는데, 다른 설명 없이 압도하는 스케일의 우주공간에서의 흐름을 롱테이크 샷으로 찍어내어 현장에 있는듯한 착각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인물들은 1인칭 카메라로 초근접거리에서 촬영하여 긴박한 모습을 제대로 구현했습니다. 또한 소리가 없는 우주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쓰인 절제된 음악적 요소들은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여과 없이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아카데미 86회 시상식에서 10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어 그중 편집상, 촬영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그리고 대망의 감독상까지 총 7개를 휩쓰는 쾌거를 이룹니다. 단순한 플롯, 그러나 절제된 영상미와 설정으로 수많은 찬사를 받았는데 로튼 토마토는 무려 97%의 비평가가 호평을 주었고 다른 매체들에서도 만점을 받는 등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1억 달러의 제작비를 개봉 두 주만에 모두 회수했고, 전 세계 7억 8백만 달러의 흥행을 올렸습니다.
경이로운 세상, 경이로운 인간의 삶
개봉 당시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았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시야를 덮는 막막하기까지 한 검은색 공간 속에서 내가 얼마나 작고 연약한지를 아이맥스 대화면을 통해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우주와 관련된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인터스텔라를 제외하면 우주 그 자체에 대한 경이로움 그리고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해 준 빼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살아가고 있지만 주인공 라이언 스톤처럼 인생의 의미를 상실하거나 생각하는 것이 두려워 큰 목적 없이 주어지는 대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두려움에 포기하지 말고 삶의 무게를 오롯이 느끼며 자신의 두 발로 걸어가라고 조언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녀가 선택한 우주공간은 실은 도피처였고 삶을 외면하는 곳이었습니다. 사고를 통해 죽음과 맞닿아본 그녀는 상처투성이더라도 실제 삶이 존재하는 현실의 땅 위에서 숨을 쉬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비록 고통의 무게를 떨칠 수 없지만 여전히 모든 것은 내가 하기에 달려있고, 현재를 즐기며, 열린 길을 향해 그냥 걸어가 보는 것, 눈을 꼭 감은 라이언에게 다시 나타난 코왈스키의 따뜻한 격려에 힘을 내어 오늘을 다시 걸어가 보렵니다. "Hey Ryan, it's time to go home.", "라이언, 집에 갈 시간이야." 오늘의 영화는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주연의 추천작, '그래비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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