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은 세기의 요정이자 아이콘이 된 오드리 헵번의 첫 영화 출연작입니다. 어려운 성장기를 거쳐 할리우드에 입성하게 된 오드리 헵번은 첫 영화에서 그녀가 가진 사랑스러우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전 세계에 어필합니다. 이 영화로 오드리 헵번이라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유행이 되고 스타일이 됩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 줄거리
유럽 어딘가에 있는 작은 왕국의 공주 앤(오드리 헵번)은 공식적인 유럽순방길에 올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공식 일정을 소화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격식을 갖춘 친선대사 역할을 흠 잡을 데 없이 해내지만, 사실 앤은 빡빡하고 통제된 일정에 진력이 난 상태입니다. 그녀는 결국 로마에 도착한 후 숙소에서 탈출합니다. 그러나 탈출하기 직전에 수면제를 복용한 탓에 거리의 어느 벤치에 쓰러져 잠들고 맙니다. 앤을 발견한 것은 로마에 파견 나온 미국인 기자인 조 브래들리(그래고리 펙)였습니다. 조는 곧 자신의 허름한 아파트로 데려온 여인이 앤 공주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토록 바라던 특종을 잡을 꿈에 부풉니다. 두 사람은 함께 로마의 관광명소를 돌고, 공주의 삶을 벗어난 앤은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한여름밤의 꿈 같은 로마의 휴일을 즐깁니다. 서서히 그러나 깊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지만, 앤은 조와 평범하게 함께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공주로서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편집장에게 특종을 약속했던 조 역시 짧지만 강렬했던 두 사람의 추억을 마음 속에만 담아두기로 합니다.마지막 기자회견장에서 기자인 자신을 드러낸 조는 즐거운 일탈을 담은 사진을 건네고, 앤 공주는 가장 인상깊었던 도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도시를 말하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조를 바라보며 '로마'가 가장 좋았노라고 답합니다.
헵번 신드롬, 스타일의 시작
원래 오드리 헵번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었습니다. 캐리 그랜트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선망에 두었으나 감독이 교체되고, 다시 영화를 맡게된 윌리엄 와일러는 앤 공주 역할을 진 시몬즈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스캐줄이 맞지 않아 캐스팅이 불발되고 예산도 줄어들어서 신인배우를 물색하게 됩니다. 그래서 당시 연극 배우로서 어느 정도 인지도는 있었지만 영화계에서는 완전 무명이었던 오드리 헵번에게 기회가 오게 되었고 그 사랑스러움과 자유분방함으로 주연배우에 발탁됩니다. 남자 주연이었던 그레고리 펙 역시 함께 촬영하면서 그녀의 스타성을 직감했고, "헵번이 오스카를 탈 게 분명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셈이다." 라면서 신인이자 첫 출연인 헵번의 이름도 자신의 이름과 같이 영화 제목 위에 올라가게 만들어 달라고 에이전트에 요청했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헵번은 로마의 휴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헵번 스타일' 이라고 불리는 숏컷의 헤어스타일은 로마의 휴일과 함께 전 세계를 강타하였습니다. 유럽을 시작으로 미대륙과 아시아까지, 영화가 상영된 모든 곳에서 숏컷의 헵번스타일이 큰유행이 되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의 트렌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곳들은 대부분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진실의 입 같은 경우엔 그 전에도 유명했으나 이 영화에 나오고 부터는 1년 365일 내내 줄을 서야 그 입에 팔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앤 공주가 앉아 젤라또를 먹었던 스페인 광장의 계단 역시 로마를 찾은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입니다. 다만,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젤라또를 흘려서 지금은 계단 위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것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역사적 의미와 총평
"온종일 좋은 것만 할 거에요, 머리를 깎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노천카페에 앉아서." 헵번의, 헵번에 의한, 헵번을 위한 영화, 로멘틱 코메디의 고전이 된 로마의 휴일입니다. 미국에서도 150만 달러로 만들어져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했지만, 유달리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고 세월이 지나도 그 인기는 여전합니다. 한국에서는 고전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시 신인이었던 오드리 햅번은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로맨틱 명작영화 '로마의 휴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습니다. 주연을 맡은 그녀는 영화 '로마의 휴일'을 시작으로 '사브리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샤레이드' 등을 통해 살아있는 현대의 요정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만약 영화의 감독이 바뀌지 않고, 주연배우들이 바뀌지 않고, 제작비가 부족해지지 않았다면 로마의 휴일이 지금처럼 사랑받는 영화가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처럼 때묻지 않고 순수하며 사랑스럽고 아련한 앤 공주의 이미지는 오직 한 사람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드리 헵번의 영화 데뷔작, '로마의 휴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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