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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계> 줄거리, 제작 노트 및 감상 포인트

by ∠Å∝∏¶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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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수녀복의-가브리엘이-원주민들과-함께-있는-그림
파계 포스터

오드리 헵번의 연기변신이 돋보이는 영화 '파계'는 수녀의 삶을 선택한 가브리엘이 현실에서 이웃을 돕는 소명과 수녀로서 신 앞에서 지켜야 하는 계율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잘 그려낸 수작입니다. 발랄할 줄만 알았던 헵번이 내면의 고통을 기품 있고 고결하게 잘 표현합니다.

영화 '파계' 줄거리

벨기에에서 태어난 가브리엘 반 더 말(오드리 헵번)은 유명한 의사의 유복한 딸입니다. 그녀는 한 청년을 만나고 사랑하게 되지만 청년의 어머니는 정신병이 있었고 둘은 끝내 결혼할 수 없었습니다. 실망과 아픔을 겪은 가브리엘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수녀원에 들어갑니다. 수녀원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낮추고 돌아보는 일이 반복되는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 그녀는 길었던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수녀 서품을 받고 루크 수녀가 됩니다. 그리고 당시에 벨기에가 지배하고 있는 콩고에서 봉사하는 수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한껏 선한 마음을 가지고 마음껏 어려운 원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브리엘의 기대는 현지의 상황과 수녀원의 규율과 맞물리며 깨져갑니다.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돌보며 간호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싶지만, 또한 서품 받은 수녀가 지켜야 할 복종하는 삶은 계속 부딪히고 이 과정 속에서 가브리엘은 소임과 신앙 사이, 자신의 본질과 정체성을 두고 깊이 고민합니다. 무리하며 양쪽을 모두 견디다가 폐결핵에 걸린 그녀는 그 사실조차 숨기고 계속 봉사하지만 건강은 악화되고, 결국 벨기에 본국의 수녀원으로 송환됩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나치가 벨기에를 침공하면서 그녀는 콩고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자신을 부르는 현장에 가지 못하고 이제 답답하게 느껴지는 수녀원의 담장 안에서 가브리엘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끝까지 수녀원의 전통을 지키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녀는 결국 파계를 선택하고 남동생과 함께 레지스탕스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간호사 역할을 수행합니다.

제작 노트 및 배경 설명

1959년 작 <파계>는 미국인 작가 캐서린 홈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여러 유명스타를 배출한 프레드 진네만이 감독을 맡고 오드리 헵번, 피터 핀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문제목은 The Nun's Story인데 원제 그대로 수녀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전작 '녹색의 장원'은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영화 중 처음으로 흥행에 실패한 영화였습니다. 오히려 연기 변신을 위해 부담을 가지고 도전한 차기작 <파계>가 해당연도의 흥행순위 2위에 오르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녀는 생애 세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오릅니다. 주로 청순하고 발랄한 세기의 연인을 연기했던 헵번은 수수하고 고결하며 신앙심 깊은 수녀 가브리엘을 연기하며 연기의 폭을 넓혔다는 호평을 듣습니다. 연습벌레인 오드리 헵번은 처음 도전 해보는 수녀를 연기하기 위해 영화 촬영 전 몇 주 동안 이탈리아와 벨기에 등의 여러 수도원에서 기거하며 수녀들의 생활상을 면밀히 관찰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루크 수녀의 모델이 된 이는 촬영도중 오드리 헵번이 과로로 쓰러졌을 때 병원에 입원한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한 수녀라고 합니다. 또한 감독 프레드 진네만은 이 영화의 빛과 어두움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흑백으로 촬영하고 싶었지만 영화사에서 흥행이 되지 않을까 봐 극구 거부하여 컬러로 촬영했습니다.

헵번의 고결한 수녀 연기, 감상 포인트

무엇보다도 오드리 헵번의 연기변신입니다. 요정 같은 앤 공주(로마의 휴일)로 데뷔했고 이후 영화에서도 유쾌하고 발랄하며 호기심 많은 소녀의 모습을 주문받았던지라 그녀 스스로 연기 변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위해 철저하게 수녀의 삶을 준비한 그녀의 모습은 매우 고결하고 성스럽고 또한 고뇌에 차있습니다. 수녀의 삶과 간호사의 삶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결국 어려운 선택인 파계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선택하고 수녀원을 걸어 나가는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오드리 헵번은 어린 시절 오랫동안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고, 실제 벨기에 레지스탕스에서 활동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년 이후로는 죽는 날까지 유니세프의 친선대사직을 수행하며 수많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그녀의 모습이 이 영화를 통해 투영되는 것 같고 그녀의 개인적인 아픔과 삶이 보이는 것 같아 시청하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세기의 연인이었던 한 배우가 먼 훗날 위대한 거인이 된 모습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작품, 영화 <파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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