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오의 연정'은 배우 오드리 헵번의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을 극대화 한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입니다. 촬영 당시 28세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20대 초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으신 팬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프랑스의 국민배우 모리스 슈발리에와 게리 쿠퍼가 상대 배우로 열연했습니다.
영화 '하오의 연정' 소개
파리에서 첼로를 전공하는 아리앤 샤바스(오드리 헵번)는 아버지이자 사립탐정인 클로드 샤바스(모리스 슈발리에)와 의뢰인 무슈 엑스(존 멕기버)의 대화를 우연히 듣습니다. 미국의 사업가 프랭크 플레건(게리쿠퍼)가 아내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보고받은 무슈 엑스는 흥분하며 플레건을 만나면 총으로 쏴버리려 합니다. 아리앤은 자기가 직접 바람둥이 플레건에게 경고를 해주기로 마음먹습니다. 무슈 엑스가 총을 들고 호텔방에 들어갔을 때 극적으로 잠입한 아리앤은 플레건의 애인인양 굴며 플레건과 무슈 엑스의 부인인 마담 엑스를 구합니다. 플레건은 이름의 첫 글자가 알파벳 에이라는 것 밖에 모르는 당돌하고 순수한 이 아가씨에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플래건은 그녀를 말라깽이 아가씨라고 부르고 오후에 잠깐 왔다가 돌아가는 그녀의 쿨한척하는 연기에 몸이 달아 사랑에 빠집니다. 일 년 후에 또 파리를 찾은 플레건은 아리앤을 우연히 다시 만납니다. 아버지의 조사수첩을 떠올리며 아리앤은 상상 속의 애인들을 만들어서 질투심을 유발하고, 속이 상한 플레건은 아리앤의 아버지인 탐정 클로드 샤바스에게 조사를 의뢰합니다. 자신의 딸 아리앤과 바람둥이 플래건과의 관계를 알게 된 클로드는 딸을 상처 입히지 말고 조용히 떠나 달라고 간청합니다. 플레건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 후였지만 그렇기에 그녀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파리로 떠나려 하고 그를 아리앤이 전송하러 나옵니다. 열차 플랫폼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함께 기차를 타고 파리로 떠납니다.
잘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
'하오의 연정'(Love in the Afternoon,1957)은 감독 빌리 와인더가 제작했습니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빌리 와일더와 함께 I.A.L 다이아몬드가 작성했고 원작은 클라우드 아넷의 소설인 '어린 러시아 소녀 아리앤'입니다. 이 작품은 1928년과 1932년에도 영화로 만들어졌고, 2011년에도 다시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1950년대 중후반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순진하면서도 호기심 많은 젊은 여성의 발랄함을 연기하는 것은 오드리 헵번의 전문분야입니다. 찰떡처럼 소화해 냅니다. 다만 백만장자에다가 바람둥이 중년남자라는 설정이 조금 진부하고, 게리쿠퍼의 연기는 무난했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을 맡기에는 나이가 많아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의 1957년 리뷰는 '하오의 연정'을 ‘아주 섬세한 로맨스’로 표현하며 아리앤 역의 오드리 헵번의 매력과 그녀의 아버지를 연기한 슈발리에의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하오의 연정’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엔딩까지 달콤하고 흔들림 없이 이끌어간 남녀 주인공의 연기력에 평론가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오드리 헵번은 이 작품으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팬을 위한 선물
의외로 다른 오드리 헵번의 유명한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57년 전후로 너무 유명한 작품(사브리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사이에 위치해서 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아쉬운 오드리 헵번의 영화들 중에서 발견하고 찾은 사람에게 큰 기쁨을 주는 감춰진 보석과 같은 작품입니다. 감독 빌리 와일더가 코미디의 제왕이자 자신의 스승이었던 에른스트 루비치에를 위해 헌정하는 가장 루비치다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영화 전반에 과하지 않고 부드럽게 담긴 당시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이 영화를 더 가치 있게 합니다. 거기에 I.A.L. 다이아몬드와 빌리 와일더의 재기 넘치는 각본이 뼈대를 이루고, 게리쿠퍼와 모리스 슈발리에, 그리고 할리우드의 신성이자 그 시대 젊은 여성의 아이콘인 오드리 헵번의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극대화된 영화입니다. 혹시 오드리 헵번의 유명한 명작들을 다 보시고 더 볼 수 있는 작품이 없어 아쉬움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오드리 헵번의 순수한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영화, '하오의 연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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